심사정 초충도 부채로 그리기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수업에서 받은 심사정 초충도가 있어서 부채에 그렸어요. 부채에 먹지로 안 그려지길래 그냥 연필 스케치를 한 후에 선을 땄네요. 이 그림으로 먼저 선을 두번 쳐놨기에, 다행히 스케치하긴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포수가 잘되지 않아서 선을 넣는 것부터가 잘 안되더라고요. 울퉁불퉁해서 그렇기도 하고요. 에라이 모르겠다 그러고 막그렸더니 뒤로 갈수록 날림이였지요. 이대로 관둘까하다 그냥 순수하게 부채로나 쓰자해서 채색까지 했네요. 역시나 포수가 잘되지 않은 부분은 물감이 번져버리고 바인더가 뭉친 곳은 채색이 들어가질 않네요. ㅎㅎㅎ 일단 부채부터가 저렴이라 부채살이 고르지가 않아서 연습용이라 하더라도 조금 실망감이 올라왔어요. 2차 고비... 또르르
수업에서 아직 바림부분은 들어가지 않아서 주신 이미지를 참고로 바림을 했어요. 그리고 작은 그림이기도하고 포수문제도 있어서 통바림으로 대부분 진행했답니다. 하다보니 수채화 느낌도 좀 나고요. 재미난 것은 바인더가 뭉친 부분 등의 얼룩이 되려 낡은 느낌도 들고 괜찮았어요. ㅎㅎ
그리고 채색은 처음 민화를 시작할때 사두었던 '길상 안채'로 했어요. 각 선생님마다 다른 재료와 방법을 쓰시는 걸 몰라서 첫 수업때 인터넷에서 셋트로 산 걸 준비해 갔거든요. 수업때 안쓰니 고이모셔두었던 걸 꺼내어 나름 조색해서 칠했어요. 지금 선생님께서는 분채, 신한물감, 노란물감, 봉채 등 골고루 쓰면서 가르쳐주셔요. 그래서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조색하는 법을 잘 배우고 있답니다. 길상안채로도 원하는 색상을 잘 조합해서 쓴 것같아 뿌듯하네요. (자화자찬 ㅎㅎ)
이 그림은 당근과 가지가 포인트인 것같아요. 색조합이 너무 예쁘네요.
이전 작업이 자작나무로 포도도와 도화도어요. 포도도를 그리며 좌절하고 도화도를 그리며 자신감도 얻었어요. 포도도를 자작에 그리는 게 어렵다보니, 부채위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금새 극복이 되었어요. 큰 기대를 안하고 시작해서 그런지 만족스럽네요. ㅎㅎ 울 샘이 보시면 여기저기 지적하시겠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