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두마리 보고온 영암 천황사
명절만을 지내기 위해 내려가는 시댁은 좀 아쉬워서, 가능한 주변을 돌아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즐거움이라도 있어야, 명절의 수고스러움과 번뇌가 좀 사라지죠. ㅎㅎ 아니, 이번 명절은 왜 딱 이렇게 춥답니까. 그래도 천황사에 가겠다고 정했으니 나가야죠. 둘째는 추워지면서부터는 집밖으로 잘 안 나가서 큰 애랑만 올라갔어요. '탐험'을 하게 되어 즐겁다며 산다람쥐처럼 폴짝거리며 잘 올라가더라고요.
천황사 가는 곳에는 야영장도 있고 식당들도 즐비합니다. 등산코스가 있어서 등산객이 많은 가봐요. 그런데 반대로 천황사자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더라고요. 첫 입구에서만 가는 방향이 적혀있을 뿐이라 다른 등산객들에게 물어 올라갔어요.
위치는 야영장 옆의 등산코스를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한참 올라가다보면 다리가 보이는데, 거기 건너기 전이에요.
올라가는데, 남편이 내내 미안해하고 내려갈까라고 물어봅니다. 저 등산 정말 안 좋아라 하는데, 여기 정말 등산코스더라고요. 정보 없이 올라온 자의 최후. 더군다나 롱패딩을 입고 있었는데, 올라가는 각도 포복 때문에 다리가 걸려서 옷을 들춰잡고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그나마 길이 꼬불꼬불 재미나서 간간히 사진 찍는 재미는 있었어요.
천황사 입구를 드디어 찾았네요. 허허허허허허허 또 올라가야 해. 격하다 격해.
짜잔. 천황사입니다. 생각보다 작은 암사였어요. 그리고 불당을 보려면 또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아직 4시도 안 되었지만 이미 해는 바위산너머로 가있기에 잠시만 앉아 있다 곧 내려왔어요. 강아지 두 마리가 묶여 있죠? 토종견 같은데, 한 마리는 안 묶여 있어서 우리가 내려가는 길을 좀 따라오더라고요.
천황사에서 올려다보는 바위산이 절경입니다. 올라가는 길에도 큰 바위들이 여럿있더라고요. 이런 바위산은 정말 오랜만에 봤네요. 월출산 짱. 다음엔 출렁다리 '앞'까진 가봐야겠어요. 고소공포증이라 건너긴 어려울 것 같아요.
격하게 올라가긴 했지만 체감한 것보다는 멀지 않은 길이라 금새 내려왔어요. 다만 생각지도 않던 등산이라 그런가 온몸이 고통을 살짝궁씩 표현하더라고요. 허허허 허 참, 딸아이와 저는 털이 있는 크록스를 신고 올라갔는데요. 내려오시는 분들이 애 발 춥겠다고 하시는데, 헉헉대며 힘들게 올라가느라 제대로 대꾸를 못했어요. ㅎㅎㅎ 신발 안에 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