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봄. 쑥대밭. 조경석도 놓고요
드디어 양평에도 봄이 왔습니달~~ 오~ 한낮은 따사롭고요. 하지만 아직 바람은 좀 차네요. 특히나 앞뒤옆이 없는 저희 땅은 참~ 바람이 잘 다녀요. ㅎㅎ
홍매화는 딱 4년전에 심었는데, 이제야 꽃이 좀 피어오릅니다. 작년에도 한두 개는 피었다는데 못 봤어요. 남편만 봤데요. 사실 그간 홍매화냐 아니냐 잡목이냐 참 고민이 많았거든요. 흰매화도 올해는 작년보다 많이 피었어요. 작년에는 토목공사한다고 옮기다 보니 꽃도 적게 피고 매실도 열리지 않았어요. 매년 담금주를 만드는데, 매실주가 기가막히더라고요. 고급스러운 느낌. 왜 사람들이 복분자주나 매실주 포도주를 담그는지 알겠더라고요. 개인 적으로 앵두주도 참 좋아하는데, 그건 왜 대중화가 되지 않았을까요? ㅎㅎ 앵두주는 여자분들은 대부분 좋아하고 남자들은 좀 불호가 강한 편이긴 해요. 그래서인 듯요.
이제 봄도 오고 밭과 꽃밭을 정돈해야해요. 그래서 경계석을 사다 두었는데요. 애들이 제 동생네에서 얻어온 대왕분필로 여기저기 낙서 중입니다. 자세히 보면 '엄마 예쁨', '아빠 못생김' 쓰여있어요. ㅋㅋ 아빠 삐짐.
근방에 작은 한옥무리(?)가 있는데, 거기 짓는 사장님이 미측백이 남는 걸 주셨어요. 공사하는 곳 하나에서 돌담을 쌓다보니 심어져 있는 미측백이 남는다고요. 세그루나 얻어왔네요. 사과라도 사다 드리 자고 했더니 남편이 시골에 서로 주고받는 거라며 싫데요. 마음이 계속 쓰여서 저도 계속 뭐라 하고 있습니다. ㅎㅎ 다음에 내려가면 감사인사 별도로 해야지요. 꼭!!!
이 미측백 세그루는 주차장 옆쪽 휑한 곳에 심었어요. 실은 이곳에 재작년에 남편이 심었다가 다 죽였던 곳이지요. ㅋㅋ 남편이 심자고 하는 건 좀 잘 죽더라고요. 왜 그럴까. 아무튼 적당히 예쁜 녀석들 잘 심었답니다.
작년에 토목공사한다고 좀 놔뒀더니 땅전체가 난리예요. 봄에 제대로 관리안하면 일 년이 고되고, 일 년을 제대로 관리 안 하면 다음 연도가 전반적으로 고되네요. 잡초들의 뿌리가 강해서 제거하기도 어렵고요. 작년에 제가 한 4평 정도 잡초를 열심히 뽑았거든요. 더하다가 쓰러진다고 남편이 말려서 하다 말았는데요. 딱 그 부분만 퇴비 놓고 정리하기가 수월하더라고요. 텃밭 정리하면서 큰소리 떵떵 치고 있습니다. ㅋㅋ 와... 그리고 사진은 못 찍었는데, 잡초 싹들이 융탄처럼 나더라고요. 기겁해서 호미로 다 뒤집어줬어요. 저도 모르고 '이런 씨 봐라~'라고 크게 외쳤는데, 남편이 욕하냐고 하네요. ㅎㅎㅎ
그리고 이론의 쑥들.. 쑥대밭이 무섭다 무섭다 하더니 정말 그래요. 이 녀석들 빙산같은 놈들이에요. 위에 조금 나온 빙산 밑에 어마어마 큰 몸이 있잖아요. 조금 올라온 쑥을 캐다 보니 뿌리가 어마무시해요. 캐고 캐고 캐고 캐고..... 무섭다 니들.
봄날이라 그런지 아랫 농막촌들에 사람들이 많이 오고요. 새로 나온 땅이 두개가 있었는데 그거 보러도 오시고 그러데요. 산책하기도 좋고 일하기도 좋고요. 양평은 기온차도 더 크고 추워서 저희는 4월 중순 지나서 뭔가 심을 예정입니다. 첫해에 4월 5일 식목일 기념으로 심었다가 대폭 망했었어요. ㅎㅎ 비닐하우스에 상추만 몇 개 심어뒀고요.
올해엔 터키식 틀밭으로 할 예정입니다. 돌로하느냐 나무로 하느냐 고민이에요. 구상은 이래저래해보고 있고요. 멋들어지게 만들 욕심도 나지만 뜻대로 되는 건 1도 없더라고요. 그저 주말농사가 조금 더 수월해지고 잡초 덜 뽑기만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다음 주는 시댁 일정이 있어서 못 가니 좀 아쉽네요. 매화도 피고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나는 걸 못 보니 말이지요. 대신 경주에 놀러 갑니다. 경주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