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네가 놀러왔어요.
여동생은 인천 살았는데 남양주로 아파트 분양을 받고 분가했어요. 시집살이 20년. 띠옹. 결혼을 좀 일찍 했거든요. 삼 남매를 키우고 있답니다. 오라고 해도 해도 가게로 바쁘기도 하고 시댁식구 챙기느라(분가했어도;;) 좀처럼 기회가 안 생기더니 마침 애 셋 치과 가는 김에 시간이 되어서 들렀어요. 토요일 오후쯤 오고 일요일 또 출근한다고 아침 일찍 갔네요.
점심즈음 오겠지해서 사둔 꽃모종을 두고 기다렸어요. 오면 같이 심어야지 하고요. 날씨도 비가 오는 지라 수영장놀이도 못하겠거니 하고 같이 앵두나 따자 그랬지요. 애 셋 치료다 보니 각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오후 3시가 넘어서 왔어요. ㅎㅎ 그전에 꽃은 제가 심고요. 종이꽃이라고 아실까요. 저도 첨 보는데, 비가 오니 딱 다물던 꽃잎이 날이 좋아지니 활짝 펴지더라고요. 살아있는 거지만 대화도 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든 식물이에요. ㅎㅎ 다년생 라벤더도 두 개 집어다 심었고요. 동생이 자긴 라벤더를 참 좋아한다며 호들갑이더라고요. ㅎㅎ
앵두를 따도 따도 너무 많았어요. 동생네가 두 팩 정도 챙겨갔는데도 많이 남았네요. 하나의 나무에서 이리도 많이 맺힐까요. 고마워라. ㅎㅎ 동생네는 처음 오다보니 여기저기 신기한가 봐요. 저희 땅에는 모기가 해 질 녘 외엔 거의 없거든요. 그렇다 보니 모기유인물인 동생도 신기하다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네요. 원래는 남편 친구들을 위해 농막을 치워뒀는데, 첫 타를 동생네가 얻어갔어요. 집은 집이니까 농막이 조금 더 재미났는지 자기들 취향이래요. ㅎㅎ 장작불도 너무 좋아하고 애들은 조용조용 물을 땅에 뿌리며 물길 만들고 놀고요. 자주 오면 좋겠네요.
가게를 가야하는 동생은 일요일 이른 아침 출발했고요. 저희는 저녁 즈음 올라갈 예정이라 여기저기 산책을 했어요. 민화를 그리다 보니까 식물들을 더욱 열심히 관찰하게 돼요. 식물 중에 보랏빛 나는 게 생각보다 많은 거 아세요? 편견이 무섭죠. 꽃 외엔 초록초록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양한 색들이 많아요.
어젯밤 불타오르던 공간은 이리 조용하고 하늘은 쾌청합니다.
저 작은 창문이 평온과 안락의 상징이에요. 저에겐. 아무 탈 없이 평온하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 기분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