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으로 가는 인사동
저, 딸 둘, 조카 두 명 이렇게 인사동 데이트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마침 동생도 시간이 된다고 해서 동생과 막내딸 (동생은 3남매를 두고 있네요)도 합류하게 되었지요.
큰 애가 손을 좀 다쳐서 정형외과를 갔는데 1시간 반을 대기하고 진료받은 후, 약속 장소인 종로 3가에 도착했더니 11시 반이더라고요. 원래 목표한 것보다 30분이나 지체했어요.
동생은 좀... 심한 길치에 방향치에요. 자기 말로는 혼자서는 절대 인사동 쪽에 올 일도 올 수도 없데요. ㅎㅎ 살아생전 처음으로 인사동에 온 거죠.
아, 그런데 가는 길에 우리 딸들 쌍둥이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큰 애가 키가 좀 작고 둘이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ㅎㅎ 큰 애는 잘먹고 잘 자기로 약속하며 총총 걸어갔네요.
저는 종로 3가역 5번 출구 쪽에서 내려요. 옆에 익선동 맛집들에서 종종 음식을 먹고요. 이 날은 지난번에 갔던 익선취향이라는 곳에서 오므라이스와 삼겹살 로제파스타 그리고 스테이크를 먹었어요. 회오리 오므라이스인데, 애들 입맛에 맞는지 잘 먹더라고요. 스테이크를 나가서 잘 안 먹는데, 동생이 시켜서 먹었어요. 삼겹살 로제파스타가 낫더라고요. 한국인은 삼겹살이죠. ㅎㅎ
악기골목을 지나 인사동에 왔네요. 동생이 자꾸 뒷모습만 찍어요. 뒷모습만 이쁘다고 ㅎㅎ 이제는 이쁘고 뭐고 건강하게 최고일 나이라 그닥 신경 안 씁니다. 이 나이에 예뻐서 어쩔까나요. 애들은 두 눈에 콩깍지라 엄마는 여신급으로 이쁘다고 해줘요. ㅎㅎ
인사동은 무료 전시회가 많아서 참 좋아요. 일정때문에 월요일을 날로 잡았는데,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가면 좋은 전시회를 더 많이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박물관 중에 월요일 쉬는 곳도 있고요.
원래 공평도시 유적전시관을 갈 예정이였어요. 화요일 약속을 월요일로 바꾼 거라 미처 오픈일을 챙기지 못했는데, 월요일 쉬는 거 있죠. 여기는 애들과 두 번이나 와봤는데, 올 때마다 재밌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여러 겹의 흙으로 덮여있더라고요. 고생대가 아니어도 그 밑에 밑에 여러 가지 유적이 있고 생활물품들이 있는데, 그걸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어요. 조선시대 생활터를 보며 우리가 면적을 좀 많이 차지하고 살고 있구나 싶고요.
박물관이 주목적이였던지라, 인사동에서 경복궁으로 걸어갑니다. 가다가 모나미 스토어가 있기에 들러서 DIY 볼펜도 각자 1~2개씩 만들었어요. <안녕인사동>에 모나미스토어가 있고요. 조계사 쪽에서 가깝습니다.
가는 길에 보니 한참 공사를 하던 곳이 예쁜 정원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그리고 마침 조각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커다란 해치인형을 신기해하고 여러 꽃들도 감상하면서 즐겁게 경복궁으로 향했어요.
거기에 고궁박물관이 있는거 아시죠? 음.. 여기는 일 년에 4번 쉰다는 걸 확인하고 왔는데, 3개의 전시관이 공사 중이더라고요. 그리고 원래는 공예박물관 체험하는 것들을 하려고 했더니 이건 또 9월 2일부터 휴관이래요. 그리고 어른 한 명에 애 4 이상은 인원수 때문에 예약도 안돼요. 어른은 필참 해야 하고요. 체험학습이 어렵네요.
그래도 작은 전시관 4군데는 들러서 이것 저것 보고, 애들은 스탬프 찍느라 즐거워하더라고요. 만보 넘게 걸었는데 잘 따라오고 잘 놀고 기특했어요. 다만 애가 5명이 되다 보니 박물관에서 큰소리치고 떠들고 앉고 해서 컨트롤이 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동생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동생네 막내는 앞서가고 둘째는 자꾸 사라지고요. 허허허 이모 멘털 나갈뻔했다. 그리고 우리 애들과는 다르게 많이 걷지 않아서 그런지 힘들어하더라고요. 우리 애들이 생각보다 다리가 튼튼하구나. 시간 될 때마다 많이 걸어 다녔더니 그런가 봅니다.
공평도시 유적지에 닫혀서 허탈해하며 앞의 카페에서 이것저것 사먹으며 쉬고 있었어요. 여기 예쁜 카페 배경인지라 단체 샷을 찍는데 친절했던 카페 직원분이 같이 브이자를 그리며 해맑게 찍어 주셨어요. 기분 좋은 카페입니다. ㅎㅎ
요즘 고민 중인게 둘 다 초등학생인지라 공부를 어떻게 시킬까 와 어떻게 살아가게 할까예요. 원래 지향하는 것도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제가 몰라던 특성도 나오고요. 그래서 책이나 영상을 찾아보면서 고민을 하고 있지요. 그 답 중에 하나가 여러 경험이에요. 일명 체험학습이랄까요. 같이 그림도 보러 다니고 걷고 맛보고 찾아보고 힘들어하는 그 과정이요. 음악회도 가고 싶은데 연주에 방해가 될까봐 그건 좀 미루기로 했어요. 둘지 초등 1년에게는 좀 버거워서요.
경복궁 고궁박물관 지하에는 자료실같은 애들 체험실이 작게 있는데, 거기에 좋은 책을 하나 발견했어요. 지하철로 가는 체험학습이라는 책인데, 좋은 정보가 많더라고요. 하나씩 도장 깨기 해볼까 봐요.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