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2

[88/100 - 100개의 글쓰기] 선택적 피곤

명절 마지막 날이다.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짤 없다. 아이들도 분명 피곤했으련만, 낮잠을 자서 그런지 밤잠은 칼같이 지킨다. 아니 따사로운 햇살 때문인가. 9월답지 않게 따사로운 햇살과 날씨 때문에 이른 아침이 눈부셨다. 몸은 맞은 듯아프고 한쪽 귀는 목감기와 함께 상태가 좋지 않다. 나의 감기가 아이들에게 옮았는지, 아이들의 목소리도 쉰소리가 난다. 다행히 일요일에 문을 여는 병원이 있어서 시간 맞춰 집을 나섰다. 산책 겸 걸어 도착한 병원은 마침 한산했다. 아이들과 나를 접수하고 나니 그제야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한참 기다릴 뻔했다. 검진과 약 처방을 받고 약국에 갔다. 눈에 바로 띄는 ‘피로회복제’를 추가로 구매했다. 잠을 자면 되지 왜 그런 걸 사 먹냐는 남편의 구..

[42/100 - 100개의 글쓰기] 게으름은 인류를 발전시킨다

"게을러터져서 어디서 써먹니?" 라는 엄마의 말에 댓구하지 않았다. 게으른 것도 사실이고 어디에 써먹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믿었다. 게으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인류의 발전이 있다고 말이다. 한예로 보자. 리모컨은 왜 생겨났을까? 어릴 때 우리 집 텔레비전은 수동식 다이얼이었다. 대게의 집이 그랬다. 넓은 집도 아녔건만 아빠는 채널 돌리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그러면 나는 꾸물꾸물 밑으로 기어가 발을 다이얼에 올리고 돌리곤 했다. 어떤 똑똑하고 게으른 학생은 긴 작대기에 효자손을 붙여서 채널을 바꿨다는 인증숏을 올렸었다. 아마 이 학생은 커서 큰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리모컨을 만든 게 아닐까! 게으른 사람들은 한번 움직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번 일어서면 한꺼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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