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첼린지 5

[49/100 - 100개의 글쓰기] 출퇴근의 분위기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역으로 걸어왔다. 어린이집이 주택가에 자리 잡아서 주택만 있는 듯하지만, 역에서 걸어오는 출근자들이 많다. 10시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성큼성큼 걸어온다. 아침 10시 정도에도 후덥지근한 날씨인지라 다들 손에 아이스커피 하나씩은 들고 있다. 이들의 걸음을 빠르고 직진으로만 가겠다는 집념의 표정이 보인다. 처음에는 이 매서운 동작의 사람들을 요리저리 피해 앞으로 나가야 하는 게 싫었다. 그새 출근자의 마음을 잊은 거다. 그러다 오늘은 퇴근시간 즈음 역에서 어린이집쪽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게 되었다. 조금 더 일찍 갈수 있었지만 반찬을 사들고 가느라 딱 퇴근시간 6시에 맞춰졌다. 아침의 상황처럼 사람들이 역을 향해 열심히 걸어온다. 어라. 아침과 사뭇 하드라. 이..

[46/100 - 100개의 글쓰기] 글을 매일 쓴다고 잘 써지냐고?

어제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 ‘ 매일 글을 쓴다고 잘 써져요? 얼른 잠이나 자요’ 잠을 자려다 급하게 일어나 타자를 치는 나를 보고 남편이 한 말을 곱씹으며 내일 글로 적어내리라 생각했다. 앞서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나는 그림을 오래 그렸고, 댄스 강사도 2년 넘게 했었다. 아 그리고 외국어 공부 (영어, 한때 일본어, 그리고 중국어)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래서 쌓이는 힘에 대해서 안다. 하루 한 문장만 영어로 쓰더라도 확실이 공부가 된다. 다만 매일 다른 글을 써야 한다. 경험이다. 많은 대작가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글을 써 내려간다. 하루키 작가도 그런다고 한다. 그 외 여러 작가들은 글이 안 써져도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쓴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뭘 그릴지 몰라도 그림을 무작정 ..

[42/100 - 100개의 글쓰기] 게으름은 인류를 발전시킨다

"게을러터져서 어디서 써먹니?" 라는 엄마의 말에 댓구하지 않았다. 게으른 것도 사실이고 어디에 써먹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믿었다. 게으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인류의 발전이 있다고 말이다. 한예로 보자. 리모컨은 왜 생겨났을까? 어릴 때 우리 집 텔레비전은 수동식 다이얼이었다. 대게의 집이 그랬다. 넓은 집도 아녔건만 아빠는 채널 돌리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그러면 나는 꾸물꾸물 밑으로 기어가 발을 다이얼에 올리고 돌리곤 했다. 어떤 똑똑하고 게으른 학생은 긴 작대기에 효자손을 붙여서 채널을 바꿨다는 인증숏을 올렸었다. 아마 이 학생은 커서 큰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리모컨을 만든 게 아닐까! 게으른 사람들은 한번 움직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번 일어서면 한꺼번에..

[40/100 - 100개의 글쓰기] 애플펜슬이 없어졌다.

약 두 달 전에는 리모컨이 없어졌다. 둘째는 유난히 리모컨을 좋아한다. 이것저것 버튼을 누르며 채널을 이상한 곳으로 인도해놓곤 했다. 그러다 리모컨이 사라졌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건만 아무리 싹싹 찾아도 나타나질 않는다. 리모컨 대신 핸드폰 앱으로 겨우겨우 채널을 돌려보게 된 것도 고작 2주일밖에 안되었다. 리모컨이 없으니 한동안은 티븨를 켜고 끄고 밖에 못해서 덜 보긴 했지만, 구매해둔 티븨 프로그램을 못 보니 아쉬웠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애플펜슬이 사라졌다. 어젯밤 큰 아이가 하얗고 긴 애플 펜슬을 가지고 놀길래 '그거 엄마한테 아주 귀중한 거라서, 가지고 놀다 없어지면 때지 때지 열 대는 맞아야 할 거야!'라고 으름장을 두었건만. 싱긋 웃던 딸은 아랑곳 않고 가지고 놀았었다. 별일 있겠냐는 생각..

[36/100 - 100개의 글쓰기] 붓의 가격은 만원이었다.

학창 시절에 큰 딸이라 그런지, 부모님은 내가 알아서 잘한다고 생각하셨는지, 학교생활 등에 크게 관여 안 하셨다. 좋게 말하면 믿어주시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관심이었다. 나중에 내가 다 커서야 속마음을 말씀해주셨는데, 알아서 잘하길래 크게 신경 안 쓰셨다는 것이다. 어쨌건,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때부터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있던 때라 내 친구들은 많게는 2자녀 적게는 1자녀가 제법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 친구들은 성적이 조금만 올라도 부모님의 선물이나 칭찬을 받았고 나는 그런 점에서 우리 부모님께 아쉬움이 컸다. 성적이 크게 올라도 칭찬 한두 마디 들었던 게 다였다. 중학교때였다. 그때 나는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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