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매주하는 주말농장여행

참새를 구출하는 중

uchonsuyeon 2022. 6. 22. 11:18

-이러다 새망에 새 걸려 죽어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새망을 설치하던 남편의 말이 씨가 되어 정말 참새가 걸렸어요. 다행히 농작물을 둘러보다 참새가 날아와 콕 박히는 걸 바로 보았죠. 곧장 남편을 불러다 구출작업을 시작했어요. 새가 퍼드덕 거리며 망줄을 더 꼬며 말더라고요. 급히 가위도 가져왔죠. 남편이 서툴지만 조심스러운 손길로 줄 하나하나를 잘라주더라고요. (망에.. 구멍이..)

저희 땅에는 과실수가 종류별로 한개씩만 있거든요. 작년에 새들이 몰려와 열심히 따 먹어서 남겨진 양이 좀 적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새망을 놓게 되었어요. 벌들 정도는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정도로요. 새를 막는 건 좋은데, 이런 일이 또 생길까봐 걱정되네요. 그렇지만 오랜만에 참새를 손안에 품어 볼 수 있어 기분은 좋았어요. 두손으로 가만히 잡고 있다가, 큰 아이 손으로 옮겨 바로 날려주었네요. 

그리고 겸사겸사 이번주엔 새망을 복분자로 옮겨주었어요. 새망을 설치해서 그런지, 제법 소출이 있어서 오디는 자연과 나눠먹기로 했네요. 일부 따서 뒷집 옆집에도 나눠드렸는데, 오디쨈으로도 만들어 드셨데요. 오호. 다음 주에 가면 좀 더 따서 잼으로 만들어야겠네요. 

작년에는 소출도 적었고, 따는 시기도 잘 몰라서 맛있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올해는 새망덕분에 느긋하게 따니까 달달하니 괜찮더라고요. (저는 앵두나 복분자가 더 좋습니다만!) 

참, 올해는 매실도 열렸답니다. 삼년만에 열렸어요. 죽은 줄 알았던 모란과 목단 싹이 올라오기도 하고 열매를 안 맺던 과실수가 열매를 내놓기도 하고, 시간을 쌓아갈수록 놀라운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농부 철학자 이계진]이란 다큐를 보려고 했다가 놓치고 못 봤는데요. 그분이 어떤 마음으로 농부 철학자라고 했는지 공감이 됩니다. 

 

아,,,,, 정말 놀라운 일이.... 또 있었네요. 가시바늘꽃을 2년간 심다가 올해는 심지 않았거든요. 첫해와 두 번째 해의 가시 바늘꽃이 색상이 다른 종인데, 글쎄 올해는 그 두 종류가 싹을 틔워 올라온 거예요. 흰색과 분홍색으로요. 원래 월동이 되는 꽃이라고 했지만 여기가 워낙 춥다 보니 다 죽었는데, 이렇게 후손을 보여주네요. ㅎㅎ 발아 조건이 건조해야 해서 일까요? 어찌 올해는 많이도 올라왔을까요. 이 또한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입니다. ㅎㅎ 

 

내 사랑~ 양귀비도 함께. 화무십일홍이라고 하는데, 양귀비는 화부일일홍이네요. ㅎㅎ 서양양귀비 등등 3종류의 씨를 골고루 뿌려두었더니 다양하게 보이네요. 여기 말고 뿌려둔 씨앗들은 새들이 먹은걸까요. 땅옆에 뿌려둔 수레국화와 코스모스외엔 눈에 띄질 않네요. 내 씨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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