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생활 life

사과를 먹는 다는 것

유천수연 2019. 3. 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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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깎다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사과를 고를 기회가 적었습니다. 엄마가 시장에서 사다주시는 사과를 그저 받아먹었으니까요. 편의점에서 사과를 팔기 시작하자, 가끔 먹고 싶을 때 사과를 사 먹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과의 맛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끔은 맛있는, 가끔은 맛없는 사과를 먹게되니까요. 값이 비싸다고 사과가 맛있진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사과를 준비하면서 사과를 고름에 좀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집 앞 맛있는 사과를 사 먹던지 아니면 생협에서 파는 조금 더 비싼 유기농 사과를 사던지 선택의 폭을 넓혀 고민합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 부모세대는 유기농이란 단어가 낯선 세대이기도 하지만, 같은 값이면 양이 많은 쪽을 선택해야 하는 세대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서른이 넘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서 1년을 살았어요. 그곳 생활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어요. 분홍색에서 파란색으로 어울어지는 아름다운 하늘이었지요. 저는 자주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의 모양이나 색을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런 하늘은 한국에서 한 번도 본적 없는 모양이었고 색이었어요. 그때 든 생각은 디자이너로써 ' 조금 더 일찍 호주에 와서 하늘을 볼걸.' 이였지요. 조금 더 일찍 이런 하늘을 보았다면, 나는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상을 뽐내는 그림쟁이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서요.

내가 경험하지 못해서 누리지 못했던 경험과 과정들을 저의 아이들은 딱 좋은 그 나이에 해보면 좋겠어요. 그것은 아무래도 부모의 뒷받침이 중요하겠지요. 정서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저보다는 훨훨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니며 마음껏 꿈을 펼치면 좋겠네요.

어느 날, 사과를 깍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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