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66/100 - 100개의 글쓰기] 부모들의 해방구, 키즈카페

uchonsuyeon 2019. 8. 24. 12:30

 오늘도 키즈카페에 와 있다. 원래는 큰 아이 발레레슨시간이라 그리로 가려 했지만, 한참을 늦은 탓에 아이들은 이미 발레율동을 하고 있었다. 원래 부끄러움이 많은 큰 아이는 들어가기를 이내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오겠단다. 토요일 11시 주 1회 발레레슨을 듣는데, 안가겠다고 버티더니 10시 반이 넘어서 가겠다고 설레발치며 신발 신고 문앞에 대기하더라. 준비하고 가는데만 40분은 넘게 걸리는데, 거기에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우기니 더욱 치체되어 10시 45분에 되어서야 나왔다. 남편과 나는 주말부부인데, 이번 주말은 남편이 바빠서 토요일 늦게서야 오기로 했기때문에 나는 남편이 오기전까지 아이들을 혼자 보살펴야한다. 그래서 둘째는 유모차에 데려가야하기에 큰 아이에게 자전거를 타게 할 수 없었다. 그 자전거는 어른이 뒤에서 손잡이를 잡아주어야하는 거라, 큰 아이와 둘째를 내가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퀵보드를 안전하게 타겠다고 약속을 받고 합의해서 퀵보드로 오게 되었다. 큰 아이는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퀵보드를 산지 일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타는 게 미숙하다. 안전모까지 챙겨 오느라 시간은 더 지체되었고, 잘 못타는 퀵보드를 탓하고 징징대드나 11시 20분이 다되어서야 도착하게 된 것이다. 
 원래 계획은 발레레슨을 받은 후 키즈카페에서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을 갖을 예정이였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아이에게 키즈카페 가자는 얘기를 하니 0.1초의 반응으로 ‘가겠다’며 키즈카페쪽으로 나서더라. 음식을 시키고 아이들을 풀어두었다. 둘째는 자리도 잡기전에 뛰어나갔는데, 그걸 큰 아이가 잡아주었다. 엄마바보에 자기우선이던 큰 딸이 점점 동생을 챙기기 시작해서 이럴때는 다행이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차가 앞에서 다가 오자 동생을 끌어당기며 자기몸으로 감쌌다. 위험한 차를 피해 남자가 여자를 끌어안듯이 그런 광경이였다. 그 차 주인은 차를 세우더니 창문을 내리더니 ‘언니가 동생을 정말 잘챙긴다’ 몇마디 칭찬했다. 큰 아이를 엄마의 칭찬에 이어 아저씨의 칭찬까지 받으니 한껏 기분이 좋아했다.

 처음 키즈카페를 왔던 때가 생각난다. 큰 아이에게도 키즈카페를 경험해주고 싶어서 남편과 부푼 기대를 안고 갔었다. 그러나 세살이였던 큰아이는 원체 조심성에 부끄럼을 타는 성격이라 내주변을 맴돌거나 엄마하고만 놀려고 할 뿐, 크게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자기들끼리 노는 아이들이 그저 부러웠다. 그러고나서 몇변을 다녀가고 아이가 크니 점차 혼자 놀기시작했고 다섯살이 되니 놀다 낯선 아이들과도 친구가 되어 놀고 하더라. 둘째도 처음 키즈 카페왔을때가 두돌때인듯 싶다. 

 아이들은 처음엔 적응 못하더니 이제는 문을 열자마자 뛰어 들어가 잘 논다. 자리를 잡고 아이들을 잡아다 엄마 위치를 알려준 후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남편이 지난 번 하는 말이 '키즈카페는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아빠들 쉬라고 생긴 것'같단다. 애들 키우기 좋은 세상이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키즈카페도 있다고 한다. 키즈 카페는 정말 천국이다. 천국. 조금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놀이터나 운동장처럼 아이들을 풀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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