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73/100 - 100개의 글쓰기] 단칸방 침대

uchonsuyeon 2019. 8. 31. 17:29

 어릴 때 단칸방에 산적이 있다. 부모님은 서울에서 장사를 하셨는데, 장사가 어려워져서 온가족을 데리고 인천으로 내려오셨다. 그때 하시던 장사는 슈퍼마켓이였다. 인천에서도 운이 안좋은건지 사업수완이 안좋으건지 점점 형편이 나빠졌다. 잠깐 그때 이야기를 하자면 슈퍼마켓을 차리면 그 옆에 큰 마트가 생기고, 큰 시장이 생겼다. 반대로 생각하면 좋은 자리를 잘 찾으셨지만 자본의 한계로 망하는 방향으로 갔다. 그러다 결국 두 분은 장사를 접고 취직을 하셨다. 집이 그럭저럭 괜찮은 빌라주택에서 두 칸 자리 셋방에서 단칸방으로 줄어들었다. 우리가 살던 단칸방은 우리 5식구가 살기에 작지만 딱 맞는 크기였다. 작은 농하나를 넣는 방한칸과 주방겸 거실이 작게 있었고 그 밖으로 도로를 향한 문이 하나 있었다. 

 방 한칸을 다섯 식구가 자기 위해서는 한명이 머리맡에 누워자야 했는데, 그건 남동생의 자리였다. 단칸방이라는 말자체가 가난을 의미하지만, 그걸 부끄러워 한적은 없다. 내 기억속의 단칸방은 오붓함이다. 부모님들의 대화를 듣고 가족이 옹기종이 모여서 함께 잠을 잔다는 의미다.

 우리는 현재 단칸방에 살고 있지 않지만, 침대 하나에 모두 모여 잠을 잔다. 퀸사이즈 침대하나에 네식구가 모여자니 상당히 불편하긴 하다. 아이들은 세로로 자다가 가로로 포지션을 바꾸고 발을 엄마나 아빠 목위에 올려두고 자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힘들게 자더라도 함께 살부비며 자는 게 참 좋다. 부모와 함께 한 침대에 잠드는 아이들은 금새 깊이 잠이 든다. 어두운 방을 무서워하는 큰 아이도 무섭다는 말한마디 없이 곧 잠에 든다. 가수 이적의 어머니가 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서울대를 셋다 보낸 부모의 교육방식은 모두가 모여서 살부비며 거실에서든 어디서든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프랑스식 독립육아처럼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서양식 교육법보다 한방에서 부대끼며 함께 자는 육아가 한국아이들에게 더 좋다는 육아전문가의 칼럼에서 본적이 있다. 나는 극성맞은 엄마가 될 자신도 능력도 없다. 그저 하루에 한두권 책을 읽어주고 10분정도 놀아주고 같이 잠을 자는게 다다. 그것만 지키려고 한다. 

 단칸방같은 침대에 오늘도 눕는다. 자다 일어나 이불챙겨주고 침대에서 안떨어질까 조바심내며 종종 일어나 확인하며 엄마로써 애정을 드러내본다. 매일 엄마의 작은 바램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잘자고 잘먹고 잘노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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