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너의 이름은> 을 잇는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uchonsuyeon 2019. 11. 6. 14:44

 

* 스포가 약간 있으니 불편한 분들은 넘겨주세요 ^^ 

만약, 모두가 원하는 일이라면 한 사람쯤 희생하는 게 옳은 일일까?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10대(중고등학생)의 감성의 미묘한 떨림을 잘 담아낸다. 그리고 마코토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아름다운 배경의 화풍일 것이다.  <날씨의 아이>도 이 두가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날씨가 주제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하늘이 주제이기 때문인지, 화면을 가득 채운 에너지는 반짝반짝 빛난다. 아름다운 이미지 한 장면 한 장면에 감탄이 나왔다. 애니메이션이 초중반을 넘어가자. 나는 연신 이렇게 말했다.
- 감독님, 당신은 진정한 장인이군요. 
 장인은 고집스럽다. 자신의 색과 주제의식을 작품으로 꾸준히 보여준다. 타고나길 장인인건지, 하다보니 장인이 된건지, 어찌되었든 그는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 '장인'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모양을 여러 번 촬영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는 글을 읽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훌륭하고 아름답다. 단연컨데 '비오는 애니메이션'으로써는 세계 최고일 것이다.

기본 스토리는

가출한 소년(호다카)와 날씨를 조절하는 '맑음 소녀' 히나의 이야기다. 가출한 호다카가 도쿄에 와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히나를 우연히 만난다. 히나의 작은 호의로 서로를 알게 되고 두번째 만남으로 친구가 된다. 그리고 호다카는 엉터리 잡지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취재를 하던 '맑음 소녀'가 히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날씨를 조절하는 히나와 호다카는 이 날씨 조절하는 능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더욱 친해진다. 그리고 날씨를 조절하는 능력의 비밀을 알게되고 호다카가 경찰에 쫓기게 되면서 위기가 찾아온다. 

표면상으로는 가출한 소년과 날씨를 조절하는 신비한 소녀의 이야기같고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같지만, 다 보고나면 개운치 않은 여운이 남는다. 가출한 소년을 잡는 경찰은 너무 악당같다. 머리가 웃기게 생긴 그 경찰은 깡패같다. 그리고 너무 심각하게 퍼붓는 비는 '내가 그 안에 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자 공포심도 들었다. 마지막 히나와 호다카의 선택, 이 부분에서 '심적 고민'의 정점을 찍었다. 감독은 아름다운 배경화면과 주인공 캐릭터를 내세워, 여러가지 질문을 '관객'에게 하고 있다. 

공권력, 가출소년, 날씨문제, 개인과 집단의 이기, 영웅주의 속 개인

 특히나 마지막, 모두를 위해 한 사람을 희생하는 게 옳은 일인가?에 대한 의문에 큰 돌덩이가되어 생각했다. 내가 희생해야한다면? 우리는 어려서부터 /집단/속 /개인/에 대해 강요받으며 자랐다. /개인/이 있는 /집단/과 다르다. 전자는 늘 /집단/이다. 희생되는 개개인은 때로 /여웅/이라 불리운다. 집단-국가, 단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은 필수일테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선까지 일까? 국가를 유지시키기 위해 군인이나 개인들이 많이 희생되던 때가 있었다. 국가를 위해 숭고한 죽음이랄지도 개인의 가족에게는 너무 아프고 슬픈 일일것이다. 
그리고 현재 국가대 국가로써 한국과 일본은 사이가 좋지 않다. 아니 사실 민족 대 민족의 싸움이다. 일본은 보복조치를 한다고해서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느낌은 못받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들이 잘못했다고 명분을 내세워서 보복을 하는데, 반대로 일본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옳지 않다고 생각 할 것이다. 그렇게 휩쓸린다는 건 '객관화'가 부족해지는 이유가 아닐까. 
 개인의 '정의'가 조금더 강조된다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역사의식을 바로보고 반성하고 나갈수 있는게 아닐까.  

 이런 생각에 까지 이르렀다. 

겉보기엔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속에 많은 질문을 담고 있어서 놀랍다. 감독의 의도가 아니라 나의 그저그런 감상일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후반부에 가면서 배경음악 가사중 자꾸만 '괜찮아'라는 대사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눈물이 질질 흘러나왔다. 대낮의 영화관이라 사람은 적었지만, 이렇게 예쁜 애니메이션 보면서 눈물 흘리는 건 조금은 부끄럽더라. 

보통 애니메이션 보고나면 어떤 특정 캐릭터가 머릿속에 남고 구입하고 싶은데, <날씨의 아이>는 하늘이 담긴 굿쯔가 갖고 싶다. ㅎㅎ 

그리고 덧, 
* <너의 이름은.> 두 주인공 캐릭터가 나온다. 굉장히 반갑다. 하나의 진짜 세계가 있고 그 안에 다 살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 아쉬웠던 점은, 포스터의 저 구름위에서 조금더 세계관을 가지고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너무 방대했을까? 
* 다이코 코타로의 소년 목소리 좋았다. 오구리 슌도 그냥 그 아저씨 같았다. 히나(여재 캐릭터)는 잠시 지나가는 햇살같은 느낌이였다. 존재는 하되 존재감은 없고 그러나 반짝이는 캐릭터. 아무래도 갈등을 많이하고 사건도 몰고다니는 호다카(소년 캐릭터)가 더 기억에 남는다. 
* 스토리가 애매하다고 하는데, 그 안의 메세지와 아름다운 배경을 위주로 보면 좋을 듯하다. 하늘 가득한 포스터의 모습이 딱 떠오를 때면, '아~'하는 탄성이 나오면서 내가 그 위에 떠있는 기분이다. 나는 정말 날고 싶거든. 그래서 더더욱. ㅎㅎㅎ 

728x90

'라이프 my life > 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헛글] 귀차니즘은 병일까?  (0) 2019.11.18
에그타르트. 너  (0) 2019.11.15
육아지옥  (0) 2019.10.29
짓고 싶은 집 (이런 스타일 통합)  (0) 2019.10.12
짓고 싶은 집 (내관)  (0) 2019.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