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이런저런

[52/100 - 100개의 글쓰기]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는 입장

uchonsuyeon 2019. 8. 10. 11:11

 

 큰 아이가 5살이 되고 친구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친구를 따라 하고 함께 노는 게 가능해지면서 ‘여자아이’라는 특성이 뚜렷해졌다. 핑크를 좋아하고 공주를 좋아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핑크공주’ 시기다. 이런 핑크공주 아이들이 사랑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발레’다. 아이가 발레를 하고 싶다고 조르기에 여러 군데를 알아보았다. 그러기를 두어 달이 되었고, 그럼에도 계속 발레를 하고 싶다는 아이의 열망이 느껴져 결국 동네 주민센터에서 주 1회 하는 발레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다. 

 큰 아이는 숫기가 부족한 아이라 거의 한 달은 엄마의 품에 안겨 발레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한 달이 지나자 이 발레 강습을 소개해주었던 큰 아이의 친구가 발레를 그만두었다. 친구가 없자 큰 아이는 조금은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듯싶다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다시금 부끄러움이 밀려왔나 보다. 아이는 다시 수그러들었다. 선생님 말씀이 보기만해도 아이는 머릿속으로 따라 하니 괜찮다고 하셨다. 가끔 집에서 발레동작들을 따라 하는 걸 보니 그 말이 맞긴 하나보다. 엄마 입장에서 보면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 '하고 싶지 않은'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마다 '정말 발레가 가고 싶은지, 정말 발레가 좋은지'에 대해 재차 묻는다. 사실 엄마에게도 토요일 오전 발레 강습은 매우 힘들다. 아이를 준비시키고 발레에 다녀오면 주말 아침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나면 토요일 강습을 잊어버릴 때도 있었다. 어쩌면 그냥 내가 잊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애니메이션 하나만 틀어주면 서로가 편하니까. 엄마의 이기심일까? 

 아이교육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하시고 열정을 갖고 계신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은, 아이가 어떤 걸 배우고 싶어 하면 여러 번 하문해보고 아이가 정말 원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일단 한번 배우기 시작하면 3년은 배워야 한다고 하셨다. 나도 이 말을 지키고 싶다. 일단 정말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3년을 배운다는 건 그만큼 부모의 참여와 희생이 필요하다. 예전에 엄마들의 치맛바람이나 강한교육열에 대해 들을 때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진 않았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그들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자신을 희생해서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지 알겠다. 솔직히 나는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런 노력을 가능한 '돈'으로 사고 싶다. 부모의 애정을 사겠다는 건 아니고 적어도 등 하원 도우미라도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하면 좋겠다. 

 큰 아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 이것저것 배우고 해보고 싶어한다. 지금은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두 개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나겠지. 과연 엄마로써 내가 잘 따라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그만큼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많다. '엄마는 그래야지!'라고 종종 그러던데, 나는 엄마의 행복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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