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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리틀 포레스트 vs リトル・フォレスト

uchonsuyeon 2018. 11. 30. 19:22

* 스포일러가 다량 설치되었사오니 무서운 분은 back해주세용 ^^;;



출산휴가 내내 나와 함께 했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
한국판 제작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스토리펀딩도 함께하면서 제작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기다리고 고대하고 벼르다 영화관람을 하고 한국판 vs 일본판을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  


기본 스토리


여주인공(일본판은 이치코, 한국판은 혜원)은 도시 생활을 하다 돌아와 시골에서 밥해 먹고 농사도 짓습니다. 도시로부터 떠나온건지 떠밀려 온건지 알수는 없지만, 그녀들이 한끼 한끼 정성껏 해먹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광들은 보는 이들에게 은근한 기분 좋음을 선물하지요. ^^




포스터가 말해주는 것


세명의 친구들과 함께 있는 한국판 포스터(물론 다른 버전의 포스터도 있지만, 개봉관에 배포되는 메인 포스터입니다)와 뜨거운 태양아래 이치코-가을의 추수-겨울의 이치코-벚꽃을 보여주는 일본판 포스터입니다. 섹션이 나누어진대로 일본판의 영화는 계절이 끝날때마다 엔딩크래딧이 올라갑니다. ㅎㅎ 처음에 영화가 너무 빨리 끝나 깜짝 놀랬어요.

각각의 포스터의 컨셉이 다르듯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도 다릅니다.




한국영화 vs 일본영화


일본판은 잔잔하고 조금은 지루한 느낌의 일본영화 스타일 그대로입니다. 한국판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가족애와 유머코드를 넣었어요. 거기에 삼시세끼에서 동물을 넣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듯 ‘오구’라는 강아지도 나옵니다. 한국스타일로 적절히 잘 리메이크 되었어요. +_+)//




관계


일본판은 나와 나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더 깊이 있게 나옵니다. 그리고 나와 자연의 일(농사)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요. 이치코는 직접 농사를 많이~~ 짓고 요리를 많이~~합니다.  그러나 혜원은 농사의 (거의) 보조자로 나오고, 이야기는 나와 친구 그리고 주변의 관계에 조금 더 치중되어 있습니다. 미묘한 삼각관계를 적절한 유머로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합니다. 제 취향 유머가 많았어요. 영화관에서 제 뒷자리 분들도 그랬는지 ‘상당히’ 웃으시더라구요. ㅎㅎ








조금 더 쿨한 엄마


솔직히 이치코의 엄마는 제 보기에 살짝.. 사이...코....같은 느낌이 듭니다. ㅎㅎ 왜 정확히 집을 나갔는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지요. 그런데 한국판에서는 문소리분의 역할이 이해가 됩니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은 ‘왜’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직성이 풀리지요. ㅎㅎ 혜원의 엄마는 조금 더 쿨하고 사려깊고 독특하고 멋집니다. 저는 혜원의 엄마가 한 말에 눈물이 왈칵했습니다. 제가 저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하더라구요. ㅎㅎ 정확한 대사는 직접 보시길. 뭐, 저에게만 와닿았을 수도 있어요. ^^




음식, 먹방


이치코의 음식은 주로 케이크와 과자같은 서양식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농사를 통해 얻어지는 채소에 대한 요리법을 보여주지요. 한국판이 리메이크 된다면, 케이크 대신에 ‘떡’으로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기대대로 혜원의 음식은 떡을 메인(오색떡!!)으로 내세우고 직접 가꾸고 재배한 농산물 요리(일본판과 공통음식)로 채워집니다.

일본판은 아무래도 두 편의 영화이기에 더 다양한 음식재료와 농사이야기 그리고 요리가 나옵니다. (한국판도 두편으로 나오길 고대했습니다. ㅜㅜ)







계절, 그 시작과 끝


이치코가 계절의 시작에 짓는 농사는 ‘감자’입니다. 봄이 오기전에 시작하는 겨울의 농사지요. 그리고 떠나기전 감자농사를 준비하지 않습니다. 한국판에서도 감자이야기는 나오고 다양한 농산물이 나오지만 혜원의 친구들이 혜원을 위해 심어둔 '양파'와 엄마와 함께 먹던 ‘토마토’외엔 음식과 혜원의 연결고리를 많이 두고 있진 않은 듯해요.




리틀포레스트


일본판은 리틀포레스트의 의미에 대해 딱히 정의를 내리거나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아요. (제가 기억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ㅎㅎ) 그러나 혜원의 작은 숲에 대해서는 조근조근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해주지요. 약간 억지스러울까 싶기도 합니다. 리틀포레스트는 혜원이 아닌 관객을 위한 리틀포레스트가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감독님은 영화의 주인공과 관객 모두에게 이 영화가 작은 쉼이 되길 바라셨으리라 생각은 듭니다. ㅎㅎ




전반적인 감상평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있으면, 이치코가 굉장히 바지런해서 저도 ‘같이’ 바지런히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tv소장 영화로 결제까지 해서 여러번 보았습니다. ㅎㅎ 한국판 리틀포레스트의 혜원도 바지런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농사의 고단함이 적은 느낌이였어요. 아름다운 시골풍경과 생활에 혹해 귀농을 결심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저희는 귀촌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본판을 보면서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구나 생각했고, 한국판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ㅎㅎ


김태리라는 배우의 작품고르는 안목에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아가씨>, <1987> 그리고 <리틀포레스트> 좋은 연기로, 좋은 작품들로 관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배우예요. 김태리님은 어릴때 반했던 배우 “조용원”님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합니다. 촌스러운듯 순수한듯 도시적인듯 자연스러운 매력을 내뿜으며, 또랑또랑한 두눈으로 광채를 발하네요. 앞으로 어떤 필모그래피를 쌓아갈지 기대됩니다.

 

아름다운 자연, 아름답고 멋진 배우들, 그리고 코믹한 요소와 먹방,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영화였어요.


영화촬영하러 왔다가 농사만 짓고 가지요~ 하지모토 아이




덧, 농사를 하는 이치코를 보면서 농사를 배웠어요. 잇힝.

덧2, 곧 <리틀포레스트:사계절> 일본판이 개봉한다고 합니다. 두편을 하나로 모아 개봉하는 듯해용.



내 글 원본: https://brunch.co.kr/@uchonsuyeon/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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