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명절부심이 있었다. 친가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조상을 섬기는 집안이였고 조선시대스러운 곳이였다.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모두가 바쁘게 준비를 하고 제사를 지냈다. 특히나 며느리들은 무척바빴다. 막내며느리인 우리 엄마는 서열이 높은 편이고 제일 멀리 살았기 때문에 늦게 왔다가 일찍 일어나는 편이였다. 여자입장으로써는 참 다행이지. 그러나 맏며느리 맏손주며느리는 참 안쓰렀다. 남자들은 밤까는 일과 손님 맞으며 술퍼마시는 일을 제외하고는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새벽같이 일어나 밤늦도록 시중들고 청소하는 며느리들과 무척대조적이였다. 어려서부터 친가에 맡겨져 자란 나는 이런 문화가 익숙했다. 나는 막내아들의 큰딸이라 엄마뻘의 언니들이 나를 어여삐 여겨주었고 손끝하나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그저 무료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