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밥이 싫다. 아마 목구멍이 예민한 것 같다. 목구멍에 진밥이 넘어가면 거부반응을 일으켜 도로 뱉는다. 그나마 죽은 아플 때마다 먹다 보니 먹는 게 나아졌지만, 아직도 진밥은 삼키기 어렵다. 이런 식성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된밥을 하는 데다가 현미밥이다 보니 다소 딱딱한 밥을 먹인다. 아이를 봐주시던 분도 된밥을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된밥만 먹고 자랐다. 진밥 중 최악은 진밥으로 한 볶은 밥이다. 떡도 아닌 것이 오묘하게 먹기 힘든 상태가 된다. 솔직히 구역질을 할까 봐 미쳐 손대기도 힘들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때가 있다. 남의 집에 가거나 누군가 진밥으로 밥을 해올 때다. 싫은 내색 안 하고 꾸역꾸역 먹는다. 희한하게 이럴 때는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 그냥 무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