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my life 424

나는 체조선수가 될거야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나와 친구는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빨간 책가방을 메고 국민학교(그렇다 나는 국민학교 나왔다...) 정문을 나서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나는 체조선수가 될꺼야 그래서 매일 연습하고 있지’그 연습은 앞구르기 뒷구르기였다. 그것마저 앞구르기 하다 잘못 떨어져 가슴통증으로 그만 두었었다. 친구는 나의 이런 황당한 꿈에 이렇게 댓구해줬다. ‘그래, 너는 열심히하니까 꼭 체조 선수가 될거야.’친구의 말에 사실 살짝 당황했었다. 내가 체조선수가 되는 일은 너무 허무맹랑한 일이란걸, 나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연습하는 걸 본적도 없었고 그저 나의 말 한마디에도 저렇게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돌이켜보면 나의 ‘할수 있어’라는 자신감 중 한 부분은 ..

사과를 먹는 다는 것

사과를 깎다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사과를 고를 기회가 적었습니다. 엄마가 시장에서 사다주시는 사과를 그저 받아먹었으니까요. 편의점에서 사과를 팔기 시작하자, 가끔 먹고 싶을 때 사과를 사 먹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과의 맛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끔은 맛있는, 가끔은 맛없는 사과를 먹게되니까요. 값이 비싸다고 사과가 맛있진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사과를 준비하면서 사과를 고름에 좀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집 앞 맛있는 사과를 사 먹던지 아니면 생협에서 파는 조금 더 비싼 유기농 사과를 사던지 선택의 폭을 넓혀 고민합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우리 부모세대는 유기농이란 단어가 낯선 세대이기도 하지만, 같은 값이면 양이 많은 쪽을 선택해야 하는..

아이유의 매력에 발목 잡히는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누가 그랬던가. 한발자국 뒤에서 보아야 아름답다고. 를 보며 그 이유를 깨달았다. 최근 넥플릭스, 티빙, 왓차플레이 등등을 통해 여러 드라마들을 섭렵하고 있다. 그 중 다시 보게 된 드라마가 바로 이 드라마다. 솔직히 방영 당시에는 욕하면서 봤다. 믿고 보는 배우 가 나오지만, 상대역의 가 영 못마땅했다. 원작에 나오는 류시시가 너무 훌륭하게 소화해 냈기에 그리고 가련하면서도 고운 류시시만이 그 여주인공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싫었다. 그래, 어디 얼마나 하나 보자. 라는 마음으로 내내 불편하게 보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재시청, 선입견으로 못되게 본 것을 반성했다. 이준기가 말한 ‘아이유의 연기가 놀랍다’는 평이 맞았다. 문제는 시청자로써 나였다. 아이유가 연기한 해수는 현대에서 과거로 갔..

국수 한 젓가락

국수 한 젓가락 같은 친구가 좋다.맛있는 스파게티 같은 친구도 좋다.친구는 사실 다 좋다.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면 더더욱 좋다. 맛집을 헤메다 결국 국수를 나눠먹고 각자의 일로 돌아왔다. 한 낮 평일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백수의 삶도 좋구나. 너무 오랜만의 경험이라 낯설고 신기하고 즐거웠다. 나이가 먹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화의 폭이 넓어지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가만가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참으로 좋은 일이다. 서툰 말솜씨와 알수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미래에 대해 나갈 수 있음에 대해 변화없는 안정의 고마움에도 감사 할 수 있어 참 좋다. 그랬다. 오늘.

지적 허영심

오늘도 지적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책구입을 했다. 읽고 싶은 책들을 데려왔지만, 이미 데려와서 읽히기만을 기다리는 책들도 많다. 그저 욕심껏 책장을 채우고 있다. 나의 느린 지식소화력을 뽐내며 느리게 독서는 하고 있다. 예전같았으면 쓸어 담아왔을 책들도 많다. 다행히 밀리의 서재를 통해 어느정도 해소가 되니까 정말 꾹꾹 참고 고르고 골라 몇권만 담았다. 요즘엔 시에 관심이 쏠린다. 어떤 시집을 고를까하다 시집은 잘 모르기에,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인기가 있었던 을 선택했다. 여러 시들이 소개되어있고 필사를 할 수 있는 건 매력있다. 한글 캘리그래피도 관심을 둬야하므로 겸사겸사 멋진 시 필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스몰스텝의 한 목록이 매일 시 1개 읽기다. 이 책을 통해 캘리그래피공부와 시 읽기가 동..

김밥한줄, 미역국, 그리고 깍두기

아이를 데려다주고 하원 하는 길에 가끔 가던 김밥집에 들렀다. 일을 한다고 어제는 2시까지 컴퓨터를 켜놓고 일하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시간을 보낸 탓에 피곤했다. 아이들도 이런 날은 어떻게 아는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엄마도 일어나라고 성화를 부렸다. 애절하게 엄마가 나와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큰 아이의 마음이 통했는지 나는 침대 밖으로 나와 거실 바닥에 누워있다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도 다시 겨울이 온처럼 추운 날이었기에 오랜 시간을 들여 잘 입히고 아이들 등원을 시키니 몸이 더 노곤했다. 그런데 김밥집이 눈에 띄더라. 나도 모르게 카페 같은 분위기의 이 김밥집 문을 열고 들어가 메뉴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보통은 사다 집에서 먹는데, 오늘은 나도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나가리라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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